(뉴스9=최준성기자)한미 통상 관계가 끝을 알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잠잠했던 '자동차 관세 25% 상향' 카드를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강력하게 꺼내 들며 한국 경제의 중추인 자동차 산업을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 4조 3천억 원의 공포... 현대차·기아 '직격탄'
4일(현지시간) 금융권과 통상 당국에 따르면, 미국이 예고대로 관세를 25%로 인상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가 부담해야 할 추가 관세 비용만 연간 4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양사 전체 영업이익의 약 18%가 단숨에 사라지는 수치다. 이미 지난해 4월부터 10월 사이 25% 관세 임시 적용으로 약 7조 원 규모의 손실을 경험했던 자동차 업계는 "이번 인상이 정례화될 경우 국내 생산 물량 감축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 '대미투자특별법' 빌미로 한국 압박하는 트럼프
표면적인 이유는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상황이 당초 합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급거 방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머리를 맞댔지만, 미국 측은 "정부 간 합의 사항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하며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한국 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전형적인 길들이기 전략으로 분석한다.
◇ 협력업체 도미노 도산 우려... 국가 경제 '비상'
더 큰 문제는 완성차 업체의 위기가 수천 개의 부품 협력사로 번지는 '도미노 타격'이다.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 중소 협력사들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이는 곧 지역 경제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진다. 자동차 산업이 한국 수출의 약 12%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관세 파고를 넘지 못할 경우 국가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총력 외교전을 펼치고 있지만,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워낙 강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세 폭탄'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민관의 치밀한 대응 전략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최준성기자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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